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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줄에 걸렸던 것만 같았던 내 젊은 날들

모란이피는정원 2021. 10. 23. 13:21

나는 이제 나이를 먹어서 갱년기라는 고개를 넘고 있다.

영원할 것만 같았던 젊음도 시간이 지나니 내게서 인사 한마디 없이

멀어져버리고 나는 이제 젊은이라는 단어 보다는 노인이라는 단어에

익숙해진 나이가 되었다.

나의 젊은 시절은 녹녹치 않았다.

녹녹치 않은 결혼 생활 때문에 나는 늘 주눅들어 있었고

힘든 생활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면 할수록 나는 점 점 더 투명하고 질긴

거미줄로 겹겹이 묶이는 느낌이 들었다.




영원히 끝날 것 같지 않았던 숨막힘과 고통과 절망의 시간들도

세월이 가고 나이가 들어가니 조금은 느슨해진 느낌이 든다.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아도 조금은 숨쉴 수 있게 되었다.

나를 옥죄던 문제에서 무기력하기만 했던 생각들이 변화하는 것을 보았다.

거미줄에 걸려도 거기서 살아남기만 하면 된다.

시간이 흐르면 거미줄이 찢어지기도 할 것이고, 인간들에 의해서 제거되기도

할 것이다.

그런데 질기도록 살아남는다는 것이 결코 쉬운 문제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