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점점 먹어가니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시간이 생기는 것이 싫다. 젊은 날에는 시간이 많은 주말엔 그냥 뒹굴면서 노는 것도 좋았던 것 같은데... 이제는 일주일 일한 피로를 금요일 저녁에 다 풀어버리는 것 같다. 시간이 남으면 괜히 잡념만 생긴다. 쓸데 있는지 없는지 모를 잡다한 걱정들에 내가 함몰될 수도 있어서 일부러 뭔가 정신을 쏟을 일을 찾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오늘은 어제 사온 씨알좋고 싱싱한 통영 굴로 어리 굴젖을 담그기로 했다. 소금을 한 줌씩 넣고 물에 살랑살랑 씻어서 소금을 한수저를 올리고 물기를 빼줍니다. 김치를 담글 땐 매번 찹쌀풀이 들어가는것 같다. 끈적하고 보드라운 찹쌀풀을 끓이다보면 그냥 이유없이 기분이 좋다. 말 할 수 없는 보드라움 때문일까?? 무는 참 유용한 음식인것 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