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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국이 피는 가을길을 아버지 따라서 밤따러 가던 어린 시절

모란이피는정원 2021. 10. 30. 13:54

산국이 피는 계절이 돌아왔다.
이맘때면 아버지를 따라서 낡은 포대자루를 챙겨서

뒷동네 야산 밤밭으로 밤을 따러가던 기억이 떠오른다.

 

내게 있어 아버지란 그리 정겨운 이름이 아니다.

아마도 어려서 아버지와 같이 지낸 시간이 얼마 없어서 일것이다.

이제 아버지는 돌아가셔서 저세상에 계시고, 이렇다할 눈물나는 추억도 없는데

가을만 되면 이 기억은 지워지지 않고 달마다 차오르는 보름달처럼 기억 저편에서 차오르곤한다.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을 하는 중에

길가 화단에 핀 국화를 보니 그만 옛 생각이 나서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사진을 찍고 말았다.

 

사진 속 국화 꽃잎에서 살짝 미소 짓는 아버지 얼굴이 흔들리듯 스치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