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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도 배운적 없는 아크릴화 내 마음대로 그리기ㅡ

모란이피는정원 2021. 11. 24. 16:15

나는

한번도 제대로 그림을 배운 적이 없다.

그런데 항상 그림에 대한 어떤 목마름같은 것이 있었다.

초등학교를 다닐 때는 공책을 사는 족족 만화를 그려서대서 가족들한테 혼이 나곤 했다.

나는 어려서 만화 보는 것을 좋아했다. 그것도 순정만화를 좋아했고, 순정만화의 주인공 그리기를 좋아했다.

별처럼 빛나는 눈망울을 한 긴 머리의 소녀라든지 여인들을 그려주면 반 아이들이 환호를 하며 좋아했고

그림을 그리는 내 주변에 늘 아이들이 호기심어린 눈빛을 하고 모여들었다.

초중학교 때는 그렇게 만화 그림을 그리면서 보내다가

고등학교 진학을 하면서는 그림을 거의 그린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렇게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들어가서 바쁘게 사는 동안에 그림 같은 것은 잊어버리고 살았다.

그런데 그림에 대한 열정이 죽지 않고 내면 깊숙이 잠수를 하다가 어느 순간에 서서히 고개를 드러내는 것을 느끼게

되었고...그냥 그림이라는 것이 그리고 싶었다.

그런데 쉽게 그림을 배우는 계기가 마련되지 않았다. 한번은 입시 미술학원을 들어갔다가 한 2-3개월동안

입시 준비는 하는 학생들하고 같이 뎃생만 죽어라고 하다가 재미 없어서 그만 둔 것이 전부였다.

이제는 더 이상 누구에게 배울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냥 쉽게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 내 마음대로 그려보자.

유화는 쓰기가 어려우니 유화 느낌을 내는 아크릴화를 선택하게 되었다.

아크릴 물감을 사고 붓을 사고, 이젤을 사고, 생전 처음으로 캔버스라는 것도 사보았다.

맨처음 캔버스를 앞에 두고 앉아 그림을 그리던 날을 잊을 수가 없다. 마치 화가가 된 기분이었고 대단한

호사를 하고 있는 듯한 착각마져 들었다. 그런데 처녀작은 지금 존재하지 않는다. 물감을 덕지덕지 바르고

또 바르고 하다보니 기괴해져 버려 버렸다.

석양이 지는 강변- 완성작

원래는 이 장면 보다 훨씬 오묘하고 아름다운 모습인데

나는 이렇게 밖에 표현이 안된다.

한오백년 쯤 그리다보면 제대로 될까?

 


완성해가는 모습을 사진으로 남겼는데

거꾸로 사진이 실렸다.

그림도 초보, 블로그도 초보다.

 

 

젯소를 칠해서 말린 바탕을 검을 색으로 칠함.

검은 바탕을 선택하고 칠을 하는데...헐...너무 어둡다.

 

그런데 검정은 너무 강렬해서 또 다른 색으로 덮을 엄두가 나지않아 그냥 고고우~ㅇ

 

나의 그림 도구들


도구들이 소박하다.

저 페트병 물통은 벌써 3년째 사용중이다. 깨지지 않으며 붓을 잘 씻어주지 버릴 이유가없다.  고맙다. 물통^^


젯소를 칠해서 말린 순백의 캔버스

순백의 캔버스를 보면 언제나 설레면서도

 

마음이 무겁다.

 

이번엔 제대로 그림이 나와줄까? 실망하지 않을까?

 

초보가 참  욕심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