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음식에는 힘이 있단다.
꼭 그 음식이 맛이 있지 않더라도
우리가 그 음식을 먹을 때 맛있게만
먹는다면 말이다.
아니,
꼭 맛있게 먹지 않아도 이 음식은 너에게 힘을 줄 것이다.
엄마가 너를 생각하며 정성을 들여서 만들었으니까.
만약에 네가 입맛이 없어서 그냥 대충 먹는 둥 마는 둥 한다고 해도
이 음식은 네게 알게모르게 힘을 줄것이다.
엄마는 그렇게 믿고 있단다.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은 언제나 힘이 든 일이란다. 자신의 꿈이 크다면 더 고난과 역경이 클테지..
남들은 알지 못하는 나만의 번민이 늘 있게 마련이지.
그게 크든 적든 본인은 힘이든 일이란다.
그러니, 너만 세상에서 힘들게 살아간다고 너만 뒤쳐져서 헤매고 있다고 너무 외로워하거나 낙심하지 말기 바란다.
인생이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도 않으며 초반에 승승장구 잘 나간다고 마지막 인생까지 꼭 잘 나간다는 보장이 없단다.
그냥...좌절하지만 않고 살아가면 된다고 본단다.
넘어지면 또 일어서서 걸어가면 되고, 또 넘어지면 또 일어나면 된다.
그런데 그게 쉽지는 않겠지.
말이야 쉽지...절대로 쉽지는 않을 거다.
때론 너무 삶이 힘이 들 때는 그냥 넘어진 채로 있어도 된단다.
굳이 일어서려고 하지 말고 그냥 넘어진 채로 죽은 듯이 쉬어도 된다.
겨우내 언 땅에서 죽은 듯이 보이지만 봄이 되면 죽지 않고 언 땅을 뚫고 나오는
한없이 여리지만 힘찬 새순처럼...
죽은 듯이 있다가 숟가락 들 힘이라도 생기거든 그 때 일어나서 밥을 한숟가락 뜨고
다시 살아나갈 용기를 얻으면 된단다.
삶이란 그런 것인 것 같다.
삶에는 어떤 정도도 없고, 어떤 지름길도 없고, 사는 내내 꽃길만 펼쳐진 길도
없다는 것을 엄마는 살아오면서 깨달았단다.
삶이란
인생이란
그런 것이다.
그냥.... 살아가는 것이다.
묵묵히....힘든 발걸음을 한 걸음씩 겨우 떼 놓을 때도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