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올해, 3살이 된 강아지예요. 실은 이 나이는 사람계의 나이이구요. 우리 강아지계의 나이는 제가 현재 청년기라고 합니다. 제가 이 세상에 갓 태어났을 땐 털이 새하얀 눈송이 같아서 사람들이 저를 바라보면 눈이 부신다고 했었는데... 어디서부터 뭐가 잘못되었는지 지금은 털 색깔이 점점 갈색을 띄고 있어요. 아직은 하얀 강아지이지만 어느날 갑자기 황구가 되는 게 아닌가 해서 가끔은 속상하기도 해요. 그렇다고 황색이 뭐 나쁘다거나 보기싫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예요. 그냥 제 개인 취향이 하얀색이 좋다는 것 뿐이예요. 그래도 뭐, 제가 말년기에는 털이 황색이 될 운명이라면 기꺼이 그 운명을 받아들일 각오는 되어 있답니다. 털 색깔은 그렇다고 쳐요. 그런데 정말 제가 참을 수 없는 일이 있어요. 그건 실크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