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53

눈썹같은 초승달에 어린 시절 추억이

산책을 하다가 남쪽 하늘에 걸린 초승달과 친구처럼 가까이서 빛나는 작은 별 하나를 보았다. 그 달과 별을 벗 삼아 산책을 하다보니 어린 시절 생각이 방울방울 피어올랐다. 그립다. 내 고향, 부모님, 형제자매, 친구들...... **************************************************************************************************************************** 여기에 실린 글과 사진은 모란피는정원의 저작권이 있는 글과 그림입니다. 허락없이 퍼나르거나 글의 일부를 자신의 글인냥 활용하면 저작권법에 걸릴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1.10.10

담쟁이 덩굴과 용봉탕

여자는 익숙한 솜씨로 펄펄 끓고 있는 냄비 뚜껑을 화들짝 열어제치고는 끝이 날카롭고 뾰족한 가위를 들어 거무튀튀한 토종닭 날갯 죽지를 싹둑 잘라 손님 접시에 올려 놓으며 말한다 어서 식기 전에 드시라 여름 보양식으로 이것 보다 더 좋은 게 없지 않냐 쉬지 않고 끓고 있는 뜨물 같은 국물 속에 뽀얗게 부푼 잉어 옆구리에 얼굴을 파묻은 자라 한 마리 엎어져서 꿈을 꾸는 듯 돌아누워 울음을 우는 듯 곧 저 슬픈 뒤통수도 모가지도 닳고 닳았지만 감각은여전한 음식점 집게에 찍혀 눌리우고 늙을수록 선뜩해시는 가윗날에 으깨지고 도막날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여자는 이 약주 한 잔 하시라 또 권하니 억센 듯 부드러운 여자의 손놀림 찌든 듯 해탈한 듯 저 웃음이 상술이지 상술이야 하면서도 그 상술에 낼름 한 잔을 털어넣고..

카테고리 없음 2021.10.09

보고싶은 엄마 그리고 레미

(티스토리 1일 차) 어젯밤엔 초저녁에 소파에서 깜빡 잠들었다가 11시경에 눈이 떠져서는 잠이 오지 않았다. 기분좋은 금요일인데 무슨 이유에서였는지 퇴근 무렵엔 의욕도 없고 그냥 몸이 허물어지듯 집에 오자마자 소파에 드러누워버렸다. 나이 드니 가끔씩 있는 일이기도 했다. 그런 날은 내 마음과 몸이 허물어지도록 가만히 내버려둔다. 젊었을적엔 그 절망적인 수렁에서 조금이라도 더 빨리 빠져나오려고 별의별 방법을 다 썼겠지만 이젠 그러지 않는다. 내 몸과 마음이 어두운 수렁에서 미친듯 헤매다가 스스로 치유된 채 돌아오기를 기다린다. 그렇게 기다려주면 가엾은 내 정신과 육체는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후 가만히 다가와서 더 가엾은 나를 가만히 안아준다. 요즘은 엄마가 많이 보고싶다. 돌아가신지 벌써 5년이 넘어가는..

카테고리 없음 2021.10.09